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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tes of Spring’은 가르침과 폭로의 시각적 코드를 정렬, 조합하여 만든 신비스런 지침서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작업에서 소통하고자 하는 진실은 기독교리가 아니고 자연과 신의일체, 즉 범신론적인 진리이다. 맥케일이 보여주는 성의 입문의식은 자연을 발견해 가는 인생 여정의 한 부분이다. 길에서 만나는 잠자리나 부엉이는 소년과 소녀가 앞으로 경험할 성적 즐거움을 예시하며 그들이 몸을 씻는 연못과 주위를 둘러싸고 무성히 자라나 있는 식물은 성적 성취의 자연스런 결과물인 생식력과 활력을 상징하고 있다. 잘려진 나무 뿌리에서 마치 껍질을 벗듯이 나오는 뱀은 재탄생 또는 앞으로 남과 여가 함께 또는 따로 잉태할 아기들을 암시하는듯하다. 그러므로 뱀은 남여가 새롭게 발견한 성적 성숙과 자연의 생식력을 연결해 주는 고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뱀은 이 젊은 남녀가 그들의 성입문 의식을 미리 예견했던 나이든 커플의 자리를 언젠가 때가 되면 대체하리란 걸 보여 주면서 자연 의 순환하는 사이클에 남녀를 연결 시켜주는 매개체의 역할도 하고 있다. 동시대의 맥락에서 본다면, 이렇게 우화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것이 이 작업에서의 가장 특이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등장 인물, 장소, 동물들은 현실보다는 더 큰 상황과 능력의 대역 역할을 하고 있다. 풍자란 언제나 역사의 바깥쪽이 나 역사를 초월한 곳에서 풀어지는 이야기이므로 맥케일의 이야기에 암시되어 있는 순환하는 시간은 이런 우화적인 시간대와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풍자는 교훈적인 목적으로 흔히 이용되어 왔다. 예를 들면 자유의 여신상이 프랑스가 국민들 의 어머니임을 가르치는 목적으로 제작 되었다거나 Puvis de Chavannes의 벽화가 예술은 문화적 교화의 의무가 있음을 시사하였듯이 말이다. ‘Rites of Spring’은 명확하고 친밀한 상징을 이용하며 특정 장소나 시간으로부터 동떨어졌다는 점에서 이러한 풍자의 특성을 시종 일관 분명히 지킨다. 그러나 이렇게 노골적으로 교훈적인 풍자가 요즘 시대에는 보기 드물게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대 미술이라기 보다는 낭만주의 전 시대의 미술에서 쓰던 미사 여구법이나 19세기 Puvis의 작품같 은 공식 미술(official art)을 연상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맥케일의 작업은 너무나 시대에 뒤져 보여 오히려 아이러니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 아이러니의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은 분명히 희망이다. 왜냐하면, 위험한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의 발견을 통해 개인이 사회와 자연의 질서에 궁극에는 더 강하게 속하게 된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대단한 긍정주의적인 사고방식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초기의 성경험은 충격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 2009년 NSPCC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영국의 젊은층 성인 9명 중의 한명은 유년기에 성추행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첫 성적 경험이 술과 연관된 상쾌하지 않은 경우도 아주 흔하다. 쾌락과 친밀감보다는 죄의식을 느끼기 쉬운 첫 경험은 맥케일이 보여주는 대서사시 같은 발견과는 현실적으로 거리가 먼 이야기일 것이다.
‘Rites of Spring’에서는 청소년이 정답게 성을 탐험하고 즐길 수 있다는 관점이 아이러니로 표현되어 있다기 보다는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의 성이 억압이나 착취의 목적으로 이용되는 게 아니라 더욱 관대하게 인식돼야 한다는 관점이 아이러니로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맥케일의 풍자 기법이 오래된 미사 여구 같듯이 그가 제시하는 성에 대한 관점도 신화적 과거와 더 나은 미래의 중간 어딘가에 떠돌듯 걸려 있는 어떤 다른 시대에 속하며 유토피아적 사고에 대한 권태감만이 팽배한 현실에서 는 아직은 상상으로만 만족해야 할 듯 하다.
‘돌아가자, 장미여관’
전시 기간: 2012.1.12~2012.2.10
초대 일시: 2012.1.11 수요일 오후 6시
전시 장소: 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83-31
전시 문의 : 이정은mail@43inverness-street.com
관람 시간: 오후 12:30~11시, 화~ 일